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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게임 사용, 끊게 하려다 더 멀어지는 이유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게임 사용을 ‘끊어야 할 문제’로만 인식합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자녀를 게임에서 멀어지게 만들기보다는...
부모에게서 더 멀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아이들의 감정을 해소하고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는 창구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게임을 끊게 하려다 오히려 아이와 멀어지는 부모의 대표적인 실수 3가지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합니다.
1. 게임을 ‘문제 자체’로 규정하는 실수
많은 부모는 게임을 “아이의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단정합니다.
실제로 저 역시 중학교 2학년 딸아이의 게임 사용 문제를 전부 아이 탓으로만 돌렸던 적이 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진다 → 게임 때문이다
잠을 늦게 잔다 → 게임 때문이다
말이 많아졌다 or 없어졌다 → 게임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게임을 문제의 중심으로 놓게 되면, 아이가 겪고 있는 정서적인 문제나 학교생활에서의 갈등, 외로움 같은 중요한 신호들을 부모가 놓치게 됩니다.
사례 추가
회사동료의 중1 아들이 계속 게임에 몰입하자 휴대폰을 압수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아이가 친구의 스마트폰을 빌려 학교에서 몰래 게임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말하길, “엄마는 내 마음을 이해하지 않으니까, 그냥 몰래 하게 된다”고 했죠. 이 말이 부모님께 큰 충격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제어해도 할 애들은 반드시 해낸다.
2. 게임을 ‘몰래 하게 만드는 금지령’
“앞으로 1주일 게임 금지야!”
“다시는 게임 못 하게 할 거야.”
이런 식의 강압적인 금지령은, 아이를 겉으로는 조용히 만들 수 있지만 속으로는 전략을 세우게 만듭니다.
“그럼 몰래 하면 되지.”
“부모 없을 때 몰래 켜면 되잖아.”
이렇게 생각하게 된 아이는, 정직하게 말하지 않고, 숨기고 속이는 방식으로 게임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결국 부모와의 신뢰는 깨지고, 아이는 더 멀어지게 됩니다.
사례 추가
우리 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딸이 새벽 2시에 알람을 맞춰 놓고, 우리가 자는 틈을 타 휴대폰을 꺼내 게임을 한 거예요. 들킨 이후 아이는 “그냥 엄마가 이해해줄 것 같지 않아서 그랬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게임을 끊게 하려는 시도’가 아이를 더 멀어지게 만들었단 걸 깨달았습니다.
3. 부모가 자신의 디지털 습관을 돌아보지 않는 실수
많은 부모는 “아이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는 퇴근 후 몇 시간씩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며 스마트폰을 놓지 않죠.
아이의 눈에는 이것이 모두 “화면 중독된 어른”의 모습으로 비칩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엄마는 되는데 나는 왜 안 돼?”라는 반발심을 갖게 되고, 부모의 지시를 잔소리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사례 예시
어느 날 딸이 말했습니다. “엄마도 폰만 보잖아. 유튜브 하루 종일 보면서 나한텐 왜 그래?”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아이는 정확하게 보고 있었고, 저의 말은 신뢰를 주는 말이 아니라, 이중적인 지시로 들리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끊게 하기보다, 함께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아이에게 게임을 끊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신뢰가 무너진다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게임은 단순한 중독 대상이 아니라, 아이가 감정을 해소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부모가 게임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왜 그 게임을 좋아하는지, 그 안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변화의 첫걸음은 이렇습니다:
- “무슨 게임이야?”라고 물어봐 주세요.
- “재밌는 이유가 뭐야?”라는 질문을 해보세요.
- “그 게임 캐릭터 중 누가 제일 좋아?”처럼 가볍게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그 작은 대화가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하고, 부모를 통제자가 아닌 ‘이해자’로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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